행동주의펀드, 내년 주총 앞두고 움직임 확대…주주환원 요구 활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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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행동주의 펀드들이 올초 주주총회 시즌에서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다양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들을 제시, 상장사들을 긴장시켰던데 이어 내년 3월 정기 주총 시즌을 앞두고 다시 움직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주권리 강화 이슈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들이 상장사들에게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표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 방안들을 요구하고 나섰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이달 초 KT&G를 상대로 사장 후보 선임 절차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에서 차기 사장 후보 검증 기간을 충분히 갖고 외부에 후보 자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KT&G는 차기 사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현직 사장을 다른 후보자보다 우선해 심사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하고 사장 선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주주행동을 펼치던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달부터 국내 유일의 공업용 에탄올 제조사 한국알콜을 상대로 오너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을 문제 삼으며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또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달 중순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것을 분명히 했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 중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 데 대해 KCGI자산운용은 이사회 정상화의 첫 단추라고 평가하면서도 경영 구조 개선, 기업가치 정상화, 자사주 전략 소각 등을 요구했다.
삼성물산의 지분 0.62%를 보유 중인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 역시 지난 6일(현지시간) 삼성물산에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주가와 내재가치 사이에 250억달러 상당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이 6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사회 다각화, 리더십 강화, 특정사업부문 매각, 지주회사 전환 등을 삼성물산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의 주주행동주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올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오스템임플란트, 한국앤컴퍼니 등의 지분 매입을 시도했다.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하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는 경영권 확보를 최종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업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행동주의와는 결이 다르지만 소액주주들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내세운 것을 보면 행동주의펀드들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과 연초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법상 주주 제안은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주총 시즌에 있었던 행동주의 펀드들의 캠페인도 대부분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1월 사이에 개시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행동주의 펀드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인 건 분명하다"며 "행동주의 펀드들이 활발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적 기반 등이 정비되고 있는 데다가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이러한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함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